
최근 LG전자가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TV 사업부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면서 과거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던 것처럼 TV 사업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러한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을까요? OLED TV 전략의 실패, 중국 기업과의 JDM 협력, 그리고 B2B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LG전자의 현재 상황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OLED TV 올인 전략의 함정과 적자 구조
LG전자의 TV 사업부는 2025년 2분기에 2,000억 원에 가까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가 누적된 결과입니다. LG전자는 2013년 세계 최초로 OLED TV를 출시한 이후 OLED 기술에 집중 투자해 왔습니다. OLED 패널은 백라이트 판이 필요 없어 종이장처럼 얇으면서도 화질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각 화소가 스스로 색깔을 내면서 빛까지 발광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LCD 패널을 지속적으로 개발·발전시켜 왔습니다. 퀀텀 기술을 적용한 QLED TV를 내놓으면서 OLED만큼은 아니지만 기존 중국산 저가 LCD보다 훨씬 좋은 화질을 구현했습니다. 가성비 측면에서는 QLED가 OLED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입니다. LG는 프리미엄 시장을 노렸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OLED의 높은 가격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TV 시장의 트렌드가 '거거익선(클수록 좋다)'으로 변했다는 점입니다. 85인치 이상의 대형 TV 수요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OLED는 크기가 커질수록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합니다. OLED는 화소 하나라도 불량이 생기면 전체를 폐기해야 하는 반면, LCD는 부품별로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75인치 기준으로 LG OLED TV는 450~500만 원에 육박하지만, LCD 패널 TV는 100만 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격 차이는 소비자들이 화질보다 크기를 선택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습니다.
| 구분 | OLED TV (LG) | QLED/LCD TV (삼성) |
|---|---|---|
| 화질 | 최상급 | 중상급 |
| 75인치 가격 | 450~500만 원 | 100만 원대 초반 |
| 대형화 용이성 | 매우 어려움 | 상대적으로 용이 |
| 불량 발생 시 | 전체 폐기 | 부품별 교체 가능 |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LG전자는 대규모 OLED TV 생산에 돌입했습니다. 대형 스포츠 행사 때 TV 판매가 급증한다는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TV 교체 주기가 통상 10년인 점, 불과 2~3년 전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TV가 대량으로 판매된 점, 그리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자 지갑이 닫힌 점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판매가 부진했습니다. 결국 재고 부담이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진 것입니다. 삼성 등 다른 기업들도 재고 부담을 겪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LCD 기반 제품은 대형 TV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어 재고 소진이 가능했습니다. 반면 비싼 OLED TV는 재고로 남았고, 단가가 높기 때문에 손실 규모도 컸습니다.
위험한 선택, 중국 기업과의 JDM 전략
LG전자의 가전 부문은 다행히 6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전자는 최근 중국 기업들과 기술 개발 단계부터 협력하는 JDM(Joint Development Manufacturing) 전략을 채택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업계에서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의 기술 탈취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데, 왜 LG전자는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JDM 전략을 선택했을까요?
현재 LG전자가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는 비결은 브랜드 파워입니다. '가전은 LG'라는 인식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명품 가전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그러나 가전제품은 반도체처럼 나노 단위의 초소형화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최첨단 부품이 대거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기술적으로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 청소기 시장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LG 로봇 청소기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현재는 중국 기업들이 프리미엄 시장까지 장악했습니다. LG전자는 중국의 초저가 공세 때문에 중가·저가 가전 시장에는 제대로 진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익을 내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위기의식 때문에 LG전자는 중국 기업들과 JDM 방식의 협력을 선택했습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의 핵심 기술을 암호화해서 중국 협력사에 제공하고, 중국 협력사는 이를 가장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공급망을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기존에 LG전자는 중국 공장에 설계도를 주고 생산을 의뢰하는 OEM 방식이나, 중국 업체가 만든 제품에 LG 로고만 붙이는 ODM 방식을 활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ODM은 실속이 없고, OEM은 중국 업체들만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초저가 가전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은 단순히 인건비가 싼 것이 아니라, 최적화된 공급망 관리 노하우에 있습니다. 어떤 부품을 어디서 조달하는 것이 가장 저렴한지, 물류는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노하우가 산업 단지 형태로 집적되어 있습니다. LG전자는 단순히 설계도만 주고 생산을 맡기는 방식으로는 이러한 공급망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개발 단계부터 중국 기업과 협력하여 공급망 노하우를 습득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입니다.
| 방식 | 특징 | 한계 |
|---|---|---|
| ODM | 중국 제품에 LG 로고 부착 | 실속 없음 |
| OEM | 설계도 제공 후 생산 의뢰 | 가격 경쟁력 부족 |
| JDM | 개발 단계부터 협력 | 기술 유출 위험 |
물론 이 전략에는 큰 위험이 따릅니다. 개발 단계부터 협력한다는 것은 핵심 기술이 중국 기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은 현재 가전 부문에서 이익이 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기술력 격차가 좁혀지기 전에 중국의 공급망 효율성을 습득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절박한 선택인 것입니다.
B2B 사업으로의 체질 개선과 미래 전략
LG전자의 조주한 대표는 앞으로 B2B 사업의 비중을 45%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LG전자의 매출 구조를 보면 가전이 30%, TV가 20%로 전형적인 B2C(Business to Consumer) 중심입니다. 반면 자동차 계기판을 제조하는 전장 사업이나 데이터센터 공조기 같은 B2B(Business to Business) 사업은 약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B2B 비중을 45%로 늘리겠다는 것은 사실상 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입니다.
LG전자가 집중하려는 B2B 사업의 핵심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공조기 설치 사업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삼성전자도 가전 사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동일하게 데이터센터 공조기 사업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조 기업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 것입니다.
왜 두 기업 모두 데이터센터 공조기 사업을 선택했을까요? 현재 우리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들을 보면 철강, 석유화학, 태양광, 배터리 등이 있습니다. 이들 산업의 공통점은 중국이 작정하고 따라오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데이터센터 공조기는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같은 서구 시장에서 중국산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데이터센터용 공조기는 일반 가정용 에어컨과 달리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됩니다. 중국의 공조기 기술이 아직 이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두 전자 제품 제조 회사가 공조기 사업을 선택한 것은 필연적이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가전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반면, LG전자는 가전 매출 비중이 30%로 절대적입니다. 따라서 가전 사업이 흔들리면 LG전자는 기업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입니다. B2B 사업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입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LG디스플레이의 상황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LG전자가 TV 사업을 축소하면 LG디스플레이도 함께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자사 TV 납품 비중을 1% 이하로 줄였습니다.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같은 소형 디스플레이 납품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LG전자가 자체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기 때문에, 현재 소형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는 곳이 애플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애플은 최근 가변 주사율을 채택하면서 LTPO OLE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대부분 공급받고 있습니다. 또한 내년 출시 예정인 폴더블 폰 역시 당분간 삼성이 독점 납품할 것으로 보입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직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 전례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LG디스플레이도 앞으로 갈 길이 험난한 상황입니다.
TV 사업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습니다. 스마트폰 사업과 달리 TV 사업은 단순히 제품 판매 마진뿐만 아니라 추가 수익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LG TV에 탑재된 웹 OS(Web OS)를 통해 광고 수익과 OTT 플랫폼 커미션 수익이 발생합니다. 전 세계에 이미 1억 대 이상의 LG TV가 보급되어 있으며, 웹 OS를 통한 플랫폼 수익이 상당합니다. LG전자는 웹 OS를 다른 가전 회사에 판매하는 사업까지 계획하고 있어, TV 사업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LG전자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자 산업 전체의 미래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중국의 추격과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존 B2C 중심의 사업 모델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LG전자가 B2B 사업으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낸다면, 이는 다른 기업들에게도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저력 있는 기업인 만큼 사업 분야 전환에 성공하여 수익의 탄력적 성장을 이루고 재평가받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삼성전자처럼 AI 데이터센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B2B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중국과의 협력에서도 기술 유출을 철저히 방어하며 경쟁력을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LG전자가 TV 사업을 완전히 철수할 가능성이 있나요?
A. 현재로서는 TV 사업 철수 가능성은 낮습니다. 스마트폰 사업과 달리 TV 사업은 제품 판매 외에도 웹 OS 플랫폼을 통한 광고 수익과 OTT 커미션 수익이 발생합니다. 전 세계 1억 대 이상 보급된 LG TV를 통한 플랫폼 수익이 상당하며, 웹 OS를 다른 가전 회사에 판매하는 사업도 계획 중입니다. 단기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수익 구조를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Q. OLED TV와 QLED TV 중 어떤 것을 구매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예산과 용도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최상의 화질을 원하고 예산이 충분하다면 OLED TV가 적합합니다. 특히 영화 감상이나 게임용으로 화질을 중시한다면 OLED의 선명함과 명암비가 뛰어납니다. 반면 85인치 이상의 대형 TV를 원하거나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QLED나 LCD 기반 TV가 합리적입니다. OLED는 75인치 기준 450만 원 이상인 반면, LCD는 100만 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Q. LG전자가 중국 기업과 JDM 협력을 하면 기술 유출 위험은 없나요?
A. 기술 유출 위험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개발 단계부터 협력한다는 것은 핵심 기술이 중국 기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LG전자는 핵심 기술을 암호화해서 제공한다고 하지만, 완벽한 보호는 어렵습니다. 이는 '독이 든 성배'라는 업계의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LG전자 입장에서는 중국의 공급망 효율성을 습득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에 위험을 감수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Q. LG전자의 B2B 사업 전환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A. 성공 가능성은 있지만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데이터센터 공조기 시장은 보안 문제로 중국산이 배제되고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어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도 같은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입니다. LG전자가 B2C 중심에서 B2B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 과정에서 조직 문화와 영업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다만 LG전자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습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4dfwuoMbC7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