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미 관세 협상 교착 (일본 사례, 투자 조건, 대응 전략)

by memo98743 2026. 2. 21.

한미 관세 협상 교착 관련 사진

요즘 뉴스에서 한미 관세 협상 소식을 들을 때마다 묘한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산업부 장관이 미국 다녀온 지 하루 만에 통상교섭본부장까지 급파됐다는 소식에, 협상이 생각보다 꼬였구나 싶었습니다. 미국은 우리 정부가 약속한 3,500억 달러 투자에 대해 투자처도 미국이 정하고 이익도 90%까지 가져가겠다는 백지수표 방식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비슷한 조건으로 합의해서 관세를 15%로 낮췄는데, 한국은 아직도 25% 관세 상태라니 수출 기업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 사례 빠르게 합의했지만 대가가 컸습니다

일본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자동차 관세가 27.5%에서 15%로 낮아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엔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조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5,500억 달러를 투자하되, 투자금 회수 전까지는 이익을 절반씩 나누지만 이후에는 미국이 90%를 가져간다는 겁니다. 게다가 미국이 지정한 투자처에 45일 이내에 송금하지 않으면 보복 관세가 부과된다고 하니, 사실상 트럼프의 현금 자동 지급기가 됐다는 일본 내 비판이 이해가 갑니다.

일본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는 7월에 대미 수출이 30%나 줄었으니 당장 관세를 낮추는 게 급했을 겁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게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저도 예전에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사태를 지켜보면서 느꼈던 게 있습니다. 당시 우리는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같은 핵심 소재를 일본에 의존하다가 갑작스러운 수출 통제를 당했었죠. 그때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WTO 제소도 하면서 동시에 국산화에 올인했고, 결과적으로 기술력도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에서도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3,500억 달러 투자 조건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라는 금액이 얼마나 큰지 실감이 안 가실 수도 있는데, 이게 우리나라 외환 보유고의 84%입니다. 내년 정부 예산의 67%에 해당하는 돈이죠. 이걸 3년에 걸쳐 집행한다 해도 매년 국가 예산의 20%를 미국에 넘기는 셈입니다. 솔직히 이건 어떤 나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봅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달러 현금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외환 시장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달러를 급하게 조달하려면 환율이 급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외환 시장에서 즉시 조달 가능한 달러는 300억 달러 정도라고 하는데, 미국 요구는 그 10배가 넘습니다. 정부가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를 제안한 것도 이런 환율 급등 우려 때문입니다.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무제한으로 빌려 쓸 수 있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인데, 미국이 이걸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현재 미국이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맺은 나라는 일본, 유럽중앙은행, 영국, 스위스, 캐나다 같은 기축 통화 국가들뿐이니까요.

신중한 대응 전략이 장기적으로는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불평등한 조건을 받아들이느니 차라리 25% 관세를 내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미국 진보 성향 싱크탱크 전문가도 25% 관세로 인한 수출 감소액이 125억 달러 정도로, 3,500억 달러 투자액보다 훨씬 적다고 분석했다더군요. 480조 원 이상을 미국에 주느니 그 돈으로 국내 수출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이게 단순히 극단적인 주장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당장은 답답합니다. 16일부터 현대 아반떼가 일본 도요타 코로나보다 미국에서 더 비싸게 팔리는 가격 역전 현상이 생긴다고 하니, 수출 기업 입장에서는 하루가 급할 겁니다. 하지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사태 때를 떠올려 봅니다. 당시 중국이 희소금속 공급을 막자, 우리는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고 국내 R&D에 투자하면서 공급망을 다변화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죠.

8월 전체 실적을 보면 대미·대중 수출은 줄었어도,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아세안 수출이 늘면서 전체 수출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최대 시장이 맞지만, 장기적으로는 미중 의존도를 줄이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임기가 3년 남짓 남았는데, 공장은 한 번 지으면 옮기기 어렵습니다. 지금 성급하게 합의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신중하게 협상하면서 국익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협상 자체를 서두르되 졸속 합의는 피해야 합니다. 기업들도 미국에 범용 제품 공장은 짓되, 하이엔드 제품과 R&D 센터는 한국에 두는 식으로 플랜 B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의 빠른 결정이 현명했는지, 우리의 신중한 접근이 옳았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제 생각엔 국익을 우선하는 게 국가의 원칙이니만큼, 각 경제 부처가 예상을 협의하고 분석하면서 전략적 외교로 접근하는 지금의 방식이 더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lpxwBw9RlM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