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동시에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인 것 같고, 열심히 일해도 삶은 더 팍팍해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제대로 알아야 할 때입니다. 화폐 가치의 하락, 실질 임금의 감소, 그리고 기축통화국의 특권까지, 인플레이션의 작동 원리와 그 이면의 진실을 들여다보겠습니다.
화폐가치 하락과 물가상승의 메커니즘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아니라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아르헨티나의 사례를 보면 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1994년 100달러를 환전하면 99 아르헨티나 페소를 받았지만, 2024년에는 같은 100달러로 훨씬 많은 페소를 받게 됩니다. 돈을 많이 바꿔준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이는 자국 화폐 가치가 추락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Milton Friedman은 "인플레이션은 본질적으로 화폐적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물교환 시대에는 인플레이션이 없었고, 화폐가 생긴 이후에만 인플레이션이 존재합니다. 인플레이션은 화폐량이 생산량보다 상당히 빠르게 증가할 때 발생합니다. 종이돈을 무한히 찍어내도 생산량이 그만큼 늘어난다면 물가는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생산량은 무한히 늘어날 수 없습니다. 최근 아르헨티나의 물가 상승률은 200%를 넘어서며 3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넘어 초인플레이션이라고 불립니다. 돈을 마음껏 찍어낸 결과입니다. 전쟁이나 혁명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단지 돈을 더 찍어낸 것만으로 초인플레이션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의 발생 원인은 다양합니다. 공급을 초과하는 소비, 생산비 증가, 시중 통화량 증가,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상승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화폐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됩니다. 사실 인류 역사 내내 인플레이션이 존재했습니다. 전쟁을 치러야 하는 군주, 기념 건물을 짓고 싶은 왕, 그때마다 화폐를 찍어냈고 인플레이션이 뒤따라왔습니다.
| 시기 | 사례 | 화폐 발행 사유 | 결과 |
|---|---|---|---|
| 1994년 | 아르헨티나 | - | 100달러 = 99페소 |
| 2024년 | 아르헨티나 | 과도한 화폐 발행 | 물가상승률 200% 초과 |
| 전후 | 독일 | 전쟁 배상금 | 초인플레이션 |
| 1960-70년대 | 미국 | 베트남 전쟁 | 달러 가치 하락 |
실질임금 감소와 화폐 착각의 함정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세상에 돈이 그렇게 많아졌다는데 왜 내 손에는 돈이 안 들어오냐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실질 임금과 명목 임금의 차이가 숨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AC의 작년 월급이 200만 원이고 올해는 210만 원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물가 상승률은 2.3%입니다. 보이는 그대로 10만 원이 오른 것일까요? 명목 임금 상승률은 5%라고 하면 물가 상승률 2.3%를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오른 돈은 2.7%입니다. 현재 돈의 가치로 계산한다면 10만 원 오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54,000원만 오른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은 명목 화폐의 진짜 구매력을 속입니다. 명목 임금을 진짜 임금이라고 여기게 만듭니다. 우리는 숫자가 주는 안정성 때문에 돈은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상을 화폐 착각(Money Illusion)이라고 합니다. 간단한 테스트를 해볼 수 있습니다. A 선택지는 임금 2% 삭감, 물가 4% 하락이고, B 선택지는 임금 2% 상승, 물가 4% 상승입니다. 둘의 실질 임금은 동일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A를 더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화폐 착각 때문입니다. 모든 나라에서는 경제 성장과 물가상승률을 예상하고 임금상승률과 비교하곤 합니다. 보이지 않는 그림자와 같은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떨어진다면 임금상승 또한 표면상 보이는 상승률은 아닐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2% 상승했다고 해서 행복해해야 할까?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를 체감하지 못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인플레이션은 또 다른 측면에서 부의 이전을 만들어냅니다. 팬데믹 시기에 건물을 짓느라 큰돈을 빌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계산하기 편하게 1억 원 빚을 냈다고 하면, 인플레이션이 연 3% 일 때 1년 후 빌린 돈 1억 원의 구매력은 약 9,700만 원입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화폐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빚이 녹는다'라고 표현합니다. 반대로 1억을 빌려준 사람은 그만큼 손해를 봅니다. 인플레이션은 항상 이전(transfer)이며, 채무자는 더 나아지고 채권자는 조금 더 나빠집니다.
기축통화 특권과 보이지 않는 세금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인플레이션이라면 이제 궁금해집니다. 누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것일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입니다.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면 그것은 세금입니다. 연 10% 인플레이션이 있다면 이것은 10%씩 가치를 잃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10%의 부유세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세금입니다.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것들은 세금으로 돌아갑니다. 국가는 필요한 돈을 세금의 형태로 거둬들이는데, 어떤 사업을 하려고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면 국민들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금은 함부로 못 올립니다. 대신 화폐를 찍어냅니다. 단기적으로는 세금을 더 거둘 필요가 없고, 그런 의미에서 화폐 발행은 과세의 한 형태입니다. 손해를 보는 사람들은 사실상 모든 일반 시민들입니다.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예상보다 물가가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며, 명목 임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늘 똑같이 일을 하는데 왜 삶은 더 팍팍해지는지, 그 답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 돈의 전쟁에서 달러를 자국 화폐로 가진 미국이 승자입니다. 미국은 기축 통화국이 되면서 돈을 많이 찍어내도 그다지 신뢰가 떨어지지 않는 이점이 생깁니다. 다른 나라가 다 그 달러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는 돈을 많이 찍어내면 그대로 화폐 가치가 추락합니다. 외환 보유액, 즉 국가가 보유하는 달러의 양은 국가의 힘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환율, 특히 모든 통화의 핵심 환율은 자국 통화와 미국 달러 사이의 것입니다. 어떤 통화가 지배적일 때, 수출과 원자재 가격을 그 통화로 책정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이것이 바로 달러 표시 글로벌 자산(Dollar denominated global assets)입니다. 기축통화를 보유한 미국은 화폐 발행을 많이 한다고 해도 쉽게 경제적 공황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조폐국의 화폐 발행을 매년 정부에서 긴밀하게 챙겨나가야 합니다. 각 국가에서는 균형적인 화폐 발행에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팬데믹 시기에 미국은 많은 돈을 찍어냈고 달러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최근 전 세계 인플레이션도 그 영향이 큽니다. 사실상 달러의 인플레이션 세금을 3억의 미국인이 아니라 전 세계 80억 인구가 나눠내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세계적인 협의로 화폐 발행에 대한 국제적 협의가 이루어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축통화국의 특권을 포기하도록 만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우리가 가진 돈의 가치가 추락하는 것이며, 우리가 가진 돈이 어디론가 이전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왜 이를 몰랐을까요? 이런 사회의 인플레이션이 각각의 개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우리는 이 상황들을 계속대비해야 합니다. 이런 중요한 요인들을 잘 알아간다면 조금 더 나은 삶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돈에 대한 정확한 이해, 실질 임금에 대한 계산, 그리고 화폐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인플레이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필수 생존 전략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실질 임금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A. 실질 임금 상승률은 명목 임금 상승률에서 물가 상승률을 뺀 값입니다. 예를 들어 명목 임금이 5% 올랐고 물가 상승률이 2.3%라면 실질 임금 상승률은 약 2.7%입니다. 즉, 월급이 10만 원 오른 것처럼 보여도 실제 구매력 증가는 약 5만 4천 원 수준인 것입니다.
Q. 왜 미국은 돈을 많이 찍어내도 괜찮은가요?
A.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무역 결제, 외환 보유, 원자재 거래 등에 달러를 사용하므로 미국이 화폐를 발행해도 수요가 충분히 뒷받침됩니다. 다른 나라들은 화폐를 과도하게 발행하면 즉각 화폐 가치가 추락하지만, 미국은 전 세계가 달러 수요를 분산해 주는 특권을 누립니다.
Q. 인플레이션 시기에 빚을 지는 것이 유리한가요?
A. 고정 금리 대출의 경우 인플레이션 시기에 채무자에게 유리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화폐 가치가 떨어지므로 같은 금액의 빚이라도 실질적인 부담이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빌렸을 때 인플레이션이 연 3%라면 1년 후 그 빚의 실질 가치는 약 9,700만 원이 됩니다. 하지만 변동 금리나 소득 감소 위험을 고려해야 하므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2N7GvgzDhw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