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얼마나 발전하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전력을 판매하느냐’다. 같은 설비와 같은 발전량이라도 고정가격계약을 선택하느냐, 한국형 FIT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수익 안정성과 사업 리스크는 완전히 달라진다. 두 제도 모두 발전사업자의 수익 예측을 돕기 위한 장치이지만, 적용 대상과 구조, 정책적 의도는 명확히 구분된다. 발전사업을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두 제도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고정가격계약 제도의 구조와 발전사업 적용 방식
고정가격계약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가격으로 전력을 판매하는 계약 방식이다. 주로 경쟁입찰을 통해 계약 단가가 결정되며, 계약 체결 이후에는 전력 시장 가격이나 REC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계약된 단가가 그대로 적용된다. 즉 계약 시점에 수익 구조가 확정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발전사업자 입장에서 고정가격계약은 장기적인 수익 예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SMP 하락이나 REC 가격 변동과 같은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중대형 태양광 발전사업자나 법인 사업자는 금융 조달 과정에서 고정가격계약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고정가격계약은 경쟁입찰 방식이라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입찰 경쟁이 심화될수록 계약 단가는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소규모 발전사업자나 개인 사업자는 입찰 참여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계약 이후 전력 시장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즉 고정가격계약은 안정성을 확보하는 대신 수익 상방 가능성을 제한하는 구조다.
한국형 FIT 제도의 구조와 발전사업자 역할
한국형 FIT(발전차액 지원제도)는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 중심 제도다. 기본 구조는 전력 시장에서 형성되는 SMP(계통한계가격)와 정부가 정책적으로 설정한 기준 가격 간의 차이를 보전해 주는 방식이다. SMP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초기 설치 비용이 크고, 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다. 이러한 구조에서 시장 가격 변동성에 그대로 노출될 경우, 개인 발전사업자나 농촌형 발전사업자는 큰 리스크를 부담하게 된다. 한국형 FIT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완화해 주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며,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제공한다.
다만 한국형 FIT 역시 모든 발전사업에 적용되는 제도는 아니다. 설비 용량 기준과 사업자 유형에 따라 적용 대상이 제한되며, 최근 정책 흐름에서는 주민참여형, 지역 상생형, 농촌형 발전사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평가된다. 이는 FIT가 단순한 가격 보전 제도가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지역 수용성을 함께 고려한 정책 수단임을 의미한다.
발전사업 관점에서 본 고정가격계약과 FIT의 핵심 차이
고정가격계약과 한국형 FIT의 가장 큰 차이는 수익 구조의 성격이다. 고정가격계약은 계약 체결 시점에 수익이 확정되는 구조로, 시장 가격과의 연동성이 거의 없다. 반면 한국형 FIT는 SMP와 연동된 구조로, 시장 가격 변동이 일정 부분 반영되면서도 수익 하방을 정책적으로 보완한다.
적용 대상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고정가격계약은 주로 중대형 발전사업자나 법인 사업자를 중심으로 활용되는 반면, 한국형 FIT는 소규모 발전사업자와 개인 사업자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 이로 인해 두 제도는 경쟁 관계라기보다, 발전사업 규모와 성격에 따라 선택되는 상호 보완적 제도라고 볼 수 있다.
발전사업 전략 측면에서 보면, 경쟁입찰 대응이 가능하고 장기 확정 수익을 선호하는 사업자는 고정가격계약이 적합할 수 있다. 반면 입찰 부담 없이 정책적 보호를 받으며 안정적인 운영을 원하는 소규모 사업자는 한국형 FIT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우열이 아니라, 자신의 사업 조건에 맞는 구조를 선택하는 것이다.
고정가격계약과 한국형 FIT는 모두 발전사업자의 수익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지만, 접근 방식과 구조는 명확히 다르다. 고정가격계약은 경쟁을 통한 확정 수익 구조이며, 한국형 FIT는 정책을 통한 수익 보완 구조다. 발전사업의 성공은 설비 규모보다도, 자신의 조건에 맞는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선택하는 데서 출발한다.